이더리움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블롭 덕분에 L2 수수료가 싸졌다", "블롭 때문에 ETH 소각이 줄었다" 같은 말이 같이 나와요.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한 문장에 붙어 있으니 초보 입장에선 헷갈리죠. 사실 두 문장은 같은 변화의 앞면과 뒷면이에요. 오늘은 블롭이 무엇인지, 왜 도입됐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ETH의 공급 구조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 하나씩 풀어볼게요.
결론부터 말하면, 블롭은 L2가 이더리움 본체에 데이터를 싸게 올려두기 위해 만든 임시 저장 공간이고, 값이 싸진 만큼 이더리움이 걷어서 태우는 수수료도 줄었어요. 즉 사용자의 수수료 부담과 ETH의 소각량은 같은 손잡이의 양쪽 끝이라 한쪽을 내리면 다른 쪽도 내려가요. 다만 이 관계가 곧바로 가격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서, 아래에서 구조를 먼저 이해한 뒤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까지 차근차근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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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블롭이란 무엇인가요
블롭(Blob)은 이더리움 블록에 함께 실리는 임시 데이터 주머니예요. 정식 이름은 EIP-4844가 도입한 블롭 전송 트랜잭션이고, 2024년 3월 덴쿤(Dencun) 업그레이드로 메인넷에 올라왔어요.
여기서 핵심은 '임시'라는 성격이에요. 기존에는 L2가 자기 거래 데이터를 이더리움의 콜데이터(calldata)라는 자리에 올렸는데, 콜데이터는 이더리움이 영원히 들고 가는 자리예요. 영원히 보관하니 당연히 비싸죠. 반면 블롭은 약 18일이 지나면 노드가 지워도 되는 자리라서, 같은 데이터를 훨씬 싼값에 올릴 수 있어요.
왜 지워도 되냐면, L2 거래의 데이터는 "누구나 한 번 내려받아 검증할 기회"만 보장되면 목적을 다하기 때문이에요. 검증이 끝난 뒤의 원본까지 이더리움이 평생 짊어질 이유는 없다는 판단이었어요. 이 발상 하나로 L2의 고정비가 크게 내려갔어요.
왜 블롭이라는 별도 공간을 만들었나요
이더리움은 확장을 L2에 맡기는 로드맵을 택했어요. 이 구도가 낯설다면 레이어1과 레이어2의 차이를 정리한 글을 먼저 보면 이해가 빨라요.
그런데 초기 L2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어요. L2가 사용자에게 받는 수수료는 싼데, L2가 이더리움에 데이터를 올리는 비용은 비쌌거든요. 그래서 이더리움 본체가 붐비면 L2 수수료도 같이 튀어 올랐어요. "L2를 쓰는데 왜 메인넷 혼잡의 영향을 받지" 하는 불만이 여기서 나왔어요.
블롭은 이 연결고리를 끊으려고 만든 장치예요. 블롭은 일반 가스와 별도의 수수료 시장을 가져요. 즉 블롭 공간의 값은 블롭 수요로만 정해지고, NFT 민팅 열풍 같은 일반 거래 혼잡과 분리돼요. 정리하면 아래 표처럼 달라졌어요.
| 구분 | 콜데이터 방식 (덴쿤 이전) | 블롭 방식 (덴쿤 이후) |
|---|---|---|
| 보관 기간 | 영구 보관 | 약 18일 후 삭제 가능 |
| 수수료 시장 | 일반 가스와 공유 | 블롭 전용 시장으로 분리 |
| 메인넷 혼잡 영향 | 직접 전이 | 상당 부분 차단 |
| L2 비용 | 높고 변동 큼 | 크게 낮아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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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객관 데이터·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코인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암호화폐는 변동성이 매우 크고 원금 전액 손실이 가능하므로 본인 판단과 책임 하에 결정하세요.
블롭 도입 후 L2 수수료는 얼마나 내렸나요
덴쿤 활성화 직후 베이스(Base), 아비트럼 원(Arbitrum One), OP 메인넷의 거래 수수료가 최대 95%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보고됐어요. 몇 달러 하던 스왑이 몇 센트가 된 셈이라 체감 차이가 컸어요.
이 변화는 L2 생태계의 성격 자체를 바꿔놨어요. 수수료가 비쌀 땐 큰 금액을 옮기는 사람만 L2를 썼지만, 값이 내려가자 소액 결제·게임·소셜 같은 잦은 거래가 현실적인 선택지가 됐어요. L2별 성격 차이가 궁금하다면 아비트럼·옵티미즘·베이스를 비교한 글에서 이어서 확인할 수 있어요.
다만 주의할 점이 있어요. 블롭이 싸다고 L2 수수료가 항상 0에 수렴하는 건 아니에요. 블롭 수요가 몰리면 블롭 시장에서도 경매가 붙어 값이 튀고, L2는 그 비용을 사용자에게 넘겨요. 실제로 특정 시기에 블롭 공간이 꽉 차자 L2 수수료가 일시적으로 몇 배씩 오른 구간이 있었어요.
블롭 개수는 어떻게 늘어왔나요
블롭은 한 블록에 무제한으로 실리지 않아요. **목표치(target)**와 **최대치(max)**가 정해져 있고, 실제 사용량이 목표치를 넘으면 블롭 수수료가 올라가고 밑돌면 내려가요. 그래서 블롭 개수 상향은 곧 "L2 데이터 공간의 공급 확대"를 뜻해요.
지금까지의 변천사를 정리하면 이래요.
| 시점 | 업그레이드 | 블록당 목표 / 최대 |
|---|---|---|
| 2024년 3월 | 덴쿤 (EIP-4844) | 3 / 6 |
| 2025년 5월 | 펙트라 (EIP-7691) | 6 / 9 |
| 2025년 12월 9일 | BPO1 | 10 / 15 |
| 2026년 1월 7일 | BPO2 | 14 / 21 |
2025년 12월 푸사카(Fusaka) 업그레이드가 이 흐름의 분기점이었어요. 푸사카의 핵심인 피어다스(PeerDAS)는 모든 노드가 블롭 전체를 내려받는 대신 일부만 표본으로 확인하고도 데이터가 존재한다고 확신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에요. 노드 한 대의 부담이 줄어드니 블롭 개수를 공격적으로 늘릴 여지가 생겼어요.
여기에 EIP-7892가 도입한 BPO(Blob Parameter Only) 포크가 붙었어요. 블롭 개수만 바꾸는 가벼운 포크라서, 전체 하드포크 일정을 기다리지 않고 단계적으로 용량을 올릴 수 있어요. 그 결과 2026년 7월 현재 이더리움은 블록당 블롭 14개를 목표로 두고 최대 21개까지 허용해요. 푸사카 직전과 비교하면 L2 데이터 공간이 2배 넘게 늘어난 셈이에요.

그래서 ETH 소각은 왜 줄었나요
이제 반대편 이야기예요. 이더리움은 EIP-1559 이후 거래 수수료의 기본요금(base fee)을 태워서 없애요. 사람들이 이더리움을 많이 쓰면 태우는 양이 늘고, 적게 쓰면 줄어드는 구조예요. 소각과 발행의 개념이 낯설다면 토큰 소각·바이백과 디플레이션 토크노믹스를 다룬 글이 기초를 잡아줘요.
문제는 블롭이 이 파이프를 가늘게 만들었다는 점이에요. 예전엔 L2가 비싼 콜데이터 값을 치렀고, 그 수수료의 상당 부분이 소각으로 이어졌어요. 그런데 L2가 훨씬 싼 블롭으로 옮겨 가자 이더리움이 걷는 금액 자체가 쪼그라들었어요. 실제로 EIP-4844 이후 ETH 소각률이 눌리면서, 스테이킹 보상으로 새로 발행되는 양이 소각량을 웃도는 구간이 늘었어요. '울트라사운드 머니'라는 서사가 힘을 잃은 배경이에요.
여기서 꼭 짚어야 할 점이 있어요. 이건 실패가 아니라 설계된 맞바꿈이에요. 이더리움은 "L1 수수료를 비싸게 받아 소각을 늘리는 길"과 "L2를 싸게 만들어 사용자를 늘리는 길" 중 후자를 택했어요. 사용자가 늘어 결국 블롭 수요와 결제 수요가 커지면 소각이 회복될 수 있다는 게 이 선택의 전제예요. 그 전제가 맞는지는 아직 진행 중인 실험이고, 여기서 이더리움의 장기 가치 논쟁이 갈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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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공급이 늘면 가격은 어떻게 되나요
솔직하게 말하면, 공급 하나만으로 가격을 말할 수 없어요. 소각이 줄어 순공급이 늘어난 건 수급의 한 축일 뿐이고, 반대편에는 ETF 자금 흐름·스테이킹 잠김 물량·매크로 환경 같은 축이 함께 있어요. 실제로 순공급이 플러스로 돌아선 뒤에도 시장 국면에 따라 흐름은 여러 방향으로 갈렸어요.
그래서 블롭을 볼 땐 "그래서 오를까 내릴까"보다 **"어떤 경로로 가치가 쌓이는 구조인가"**를 묻는 편이 나아요. ETF·스테이킹·가스처럼 다른 축까지 함께 보고 싶다면 이더리움 시세를 움직이는 변수들을 정리한 글과 같이 읽어 보세요. 오늘 글은 그중 '공급' 축을 블롭 관점에서 파고든 셈이에요.
한 가지 덧붙이면, 블롭 확대는 L2 매출 구조에도 영향을 줘요. L2는 사용자에게 받는 수수료와 이더리움에 내는 데이터 비용의 차액으로 먹고사는데, 데이터 비용이 싸지면 마진이 커져요. 이 이익이 L2에 남을지, 경쟁으로 사용자에게 되돌아갈지, 결국 이더리움으로 흘러갈지가 요즘 논쟁의 핵심이에요.
초보가 블롭 관련 뉴스를 볼 때 확인할 5가지
블롭 기사를 만났을 때 아래 다섯 가지만 짚어도 오독이 크게 줄어요. 자가진단처럼 하나씩 체크해 보세요.
| 확인 항목 | 왜 중요한가요 | 흔한 오해 |
|---|---|---|
| 블롭 목표·최대 개수 | 데이터 공급량 자체가 바뀜 | "블롭은 무제한"이라는 착각 |
| 블롭 사용률 | 목표 초과 시 블롭값 급등 | "블롭은 항상 싸다"는 착각 |
| L2 실수수료 | 사용자 체감과 직결 | "블롭 확대 = 즉시 무료"라는 착각 |
| ETH 소각량 | 순공급 방향 판단 | "소각 감소 = 프로젝트 실패"라는 착각 |
| 순발행 대비 소각 | 인플레·디플레 국면 구분 | "ETH는 항상 디플레"라는 착각 |
숫자는 이더스캔이나 공개 대시보드에서 직접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아요. 온체인 데이터를 눈으로 따라가는 방법이 낯설다면 이더스캔으로 거래와 지갑을 확인하는 글이 출발점이 돼요.
앞으로 블롭은 어디까지 늘어나나요
피어다스가 자리를 잡으면 블롭은 이론적으로 지금보다 훨씬 더 늘어날 여지가 있고, 로드맵상 블록당 48개 수준까지 거론돼요. 다만 이 숫자는 확정된 일정이 아니라 네트워크가 안정적으로 버티는지를 보며 단계적으로 올리는 목표에 가까워요. BPO 포크라는 장치를 따로 만든 이유도 한 번에 올리는 게 위험해서예요.
용량이 늘면 L2는 더 싸지고, 그만큼 이더리움이 블롭으로 걷는 금액은 개당 값이 눌려요. 결국 총액은 '개수 × 개당 값'이라 사용량이 개수 증가를 따라잡아야 소각이 회복돼요. 이 지점이 앞으로 몇 년간 이더리움 가치 논쟁의 중심이 될 거예요. 지금 단계에서 초보가 할 일은 결론을 정하는 게 아니라, 어떤 숫자가 이 논쟁의 근거인지 알아 두는 것이에요.
자주 묻는 질문
이더리움 블롭에 대해 자주 나오는 질문이에요.
Q. 블롭 데이터가 18일 뒤 지워지면 내 L2 거래도 사라지나요?
아니에요. 지워지는 건 이더리움 노드가 보관하던 원본 블롭 데이터일 뿐이고, 그 데이터로 확정된 L2의 상태와 잔고는 그대로 유지돼요. 블롭은 "누구나 검증할 기회"를 열어 두기 위한 임시 공개 자리라서, 검증 기간이 지나면 이더리움이 계속 짊어질 필요가 없다는 설계예요. 필요하면 L2 운영사나 데이터 제공자가 별도로 보관한 사본을 통해 과거 데이터를 조회할 수 있어요.
Q. 블롭이 늘어나면 ETH를 쓸 일이 줄어드는 건가요?
블롭 값을 낼 때도 ETH가 쓰이고 그 수수료도 소각돼요. 다만 개당 값이 싸서 걷히는 총액이 작을 뿐이에요. 그래서 "쓸 일이 없어진다"기보다 "같은 사용량이면 걷히는 금액이 줄어든다"가 정확한 표현이에요. 사용량이 크게 늘면 총액이 다시 커질 수 있고, 그 회복 여부가 지금 관찰 대상이에요.
Q. 소각이 발행보다 적으면 ETH는 계속 늘어나기만 하나요?
그 국면에서는 총공급이 늘어나는 게 맞아요. 다만 발행량은 스테이킹 참여량에 따라 변하고 소각량은 네트워크 사용량에 따라 변해서, 두 값의 대소는 시기별로 뒤집혀요. 실제로 사용량이 몰린 구간에서는 소각이 발행을 다시 웃돌기도 했어요. 하나의 스냅숏을 영구적인 성질로 오해하지 않는 게 중요해요.
Q. 블롭 수수료가 오르면 L2 수수료도 바로 오르나요?
대체로 그래요. L2는 이더리움에 내는 데이터 비용을 사용자 수수료에 반영하기 때문에, 블롭 공간이 붐벼 값이 뛰면 시차를 두고 L2 수수료도 올라요. 다만 L2마다 반영 방식과 속도가 달라서 체감 폭은 제각각이에요. 수수료가 급등한 날엔 급한 거래가 아니라면 시간을 두고 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시간대별 수수료 흐름은 이더리움 가스비를 아끼는 방법을 정리한 글에서 더 자세히 다뤘어요.
Q. 블롭은 이더리움에만 있나요?
블롭은 이더리움이 EIP-4844로 도입한 개념이라 이더리움 생태계 용어로 쓰여요. 다른 체인들도 데이터 가용성 문제를 각자의 방식으로 풀고 있고, 이 역할만 전문으로 하는 별도 네트워크도 있어요. 접근법은 달라도 "L2 데이터를 어디에 싸게 올릴 것인가"라는 질문은 같아요.
Q. 초보가 블롭까지 알아야 하나요?
투자 판단에 반드시 필요한 지식은 아니에요. 다만 "이더리움 수수료가 왜 이렇게 싸졌지", "왜 ETH 소각이 줄었다고 하지" 같은 뉴스를 이해하려면 배경으로 알아 두면 도움이 돼요. 숫자를 외우기보다 '싸진 수수료와 줄어든 소각은 한 몸'이라는 구조만 기억해도 충분해요.
마무리 — 싸진 수수료와 줄어든 소각은 한 몸이에요
블롭은 L2가 이더리움에 데이터를 싸게 올리도록 만든 임시 저장 공간이에요. 덴쿤에서 3개로 시작한 블록당 목표치는 펙트라와 푸사카, 두 번의 BPO 포크를 거쳐 2026년 7월 현재 14개(최대 21개)까지 왔어요. 그 대가로 이더리움이 걷어 태우는 수수료는 줄었고, 여기서 ETH의 가치 축적을 둘러싼 논쟁이 시작됐어요.
오늘은 이더스캔의 소각 관련 통계 페이지를 열어, 최근 한 달의 소각량과 발행량이 어느 쪽으로 기울어 있는지 눈으로 확인해 보세요. 뉴스의 형용사 대신 숫자를 직접 보는 습관이, 블롭 같은 구조 변화를 남의 결론 없이 읽는 첫걸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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